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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연
다시 일어서고 싶습니다
- 작성일 : 2010-06-21
- 조회수 : 3562
- 작성자 :관리자
다시 일어서고 싶습니다
“아이고, 미안합니다.
너무 힘든 상황이라 어찌할 바를 몰라 이 밤중에 110번으로 전화했어요.
너무 힘든 상황이라 어찌할 바를 몰라 이 밤중에 110번으로 전화했어요.
나는 54살이구요. 최근에 파산을 했고, 집마저도 남의 손에 넘어 갔지요.
장애 2급인 아내와 대학생, 재수생 자녀를 돌보기 위해 얼른 일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개인 회생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법원에서 접수비 100만 원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지금 단돈 10만원도 없는데…
혹시 국가에서 개인회생을 지원한다거나 막막한 상황에 처한 서민들에게
대출을 해 주는 제도가 있나요?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민원인은 차분하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셨지만, 당장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 수화기를 통해 그대로 전달되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미소금융이었다. 그리고 정부의 지원제도 중에서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제도, 그리고 새희망네트워크의 창업지원제도도 민원인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렇지만 어려움에 처한 모든 국민들이 정부의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신용등급이나 연체 여부에 따라 지원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담당자와 상세한 상담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기관 담당자들의 업무가 끝난 시간이었다.
나는 민원인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드렸다.
“내일 오전에 기관 담당자들의 업무가 개시되면
각 기관 담당자들에게 선생님의 상황을 전달하고 지원 방법을 찾아 보겠습니다.
각 기관 담당자들에게 선생님의 상황을 전달하고 지원 방법을 찾아 보겠습니다.
내일 제가 선생님께 다시 전화드려도 괜찮으십니까?”
“당연히 괜찮습니다. 이렇게 신경써 줘서 고맙습니다.
내일 110번 전화를 기다리겠습니다.”
내일 110번 전화를 기다리겠습니다.”
다음 날, 나는 기관 담당자들의 업무 시간이 시작되자마자 민원인을 대신해 각 기관으로 전화했다.
미소금융재단에서는 신용등급과 연체 여부에 따라 지원 가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했으며, 새희망네트워크에서는 다양한 금융지원 정책을 통해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연체 여부에 따라 지원 가능성이 달라진다고 했다.
신용회복위원회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즉, 연체일수 90일 미만일 경우에는 ‘사전 채무조정제도(pre-workout)’를 이용하여 연체 이자를 감면해 줄 수 있으며, 90일 이상 연체했을 경우에는 추가로 이자 감면 제도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용회복위원회와 협약을 체결한 금융 기관과의 채무여야 했다.
세 기관 모두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민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었지만, 지원 가능 조건의 세부 항목에 따라 민원인이 아예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했다. 마음 한 구석에서 불안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민원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다른 지원 정책은 없는지 생각을 하다가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 생계비 지원이 떠올랐다. 기초생활수급자는 4인 가구 기준으로 가구원 전체의 소득, 재산, 부양의무자 기준과 함께 최근 3개월 간의 평균 소득과 지출 규모 등을 고려하여 선정한다.
민원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정책을 탐색하느라 오전 상담 시간의 대부분을 사용한 뒤, 나는 민원인에게 전화를 드려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드렸다.
한 참 동안 내 설명을 들으신 민원인은 약간 떨리는 음성으로 말씀하셨다.
“한 사람의 생명을… 내 목숨을 살려 줬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데 든든한 지침이 되어 정말 고맙습니다.”
내가 알려드린 여러 가지 정책들이 민원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실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민원인께서는 전화를 끊는 순간까지도 고맙다는 말씀을 반복하셨다.
10만원도 없는 상황에서 개인회생 신청에 필요한 돈 100만 원이 당장 필요하다고 하셨던 민원인… 가족들을 위해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다는 민원인의 소망이 이루어 지길 나 역시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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