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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연

우리 어머니를 도와 주세요

작성일 : 2010-07-16
조회수 : 4575
작성자 :관리자

우리 어머니를 도와 주세요

“83세인 어머니께서 하루하루 끼니도 잇지 못할 정도로 생활이 어려우시면서도,
홀로 어린 손자 두 명을 돌보고 계십니다.

맏딸인 제가 모셔야 하는데, 제 형편도 35만 원짜리 월세에 사는 형편이라
도와드릴 수도 없습니다.

어머니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중년의 민원인께서 다급하고 간절한 목소리로 상담을 요청하셨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면 조금이라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어머니께서 주민센터를 찾아 가셨어요. 그런데 준비해야 할 서류가 뭐 그리도 많은 지…

서류를 가져 가면 이게 빠졌다, 저게 잘못 됐다 하면서 신청을 받아주지 않아
그냥 되돌아오길 열 번이 넘습니다.

그 동안 어머니는 아픈 몸을 이끌고 멀리 지방에까지 가서 서류를 구해오기도 했고,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가져오라는 서류를 다 준비하셨는데,
최종적으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으셨어요.

까다로운 증빙 서류를 준비하느라 고생했던 게 모두 소용없게 돼 버리자,
크게 실망하신 어머니는 지금 건강이 더 악화되어 자리에 누워 계십니다.

거절 이유는 7년 째 연락이 두절된 남동생 때문입니다.

하던 일도 실패하고, 이혼도 하고,
급기야 어린 아이 둘을 어머니께 맡기고 가출해 버린 남동생인데,
호적에 부양의무자로 등재되어 있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기초생활수급자 선정에서
제외하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경찰서에 가서 가출 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안 된다고 합니다.

남동생 거주지 집주인에게 주민등록 말소 등록을 해 달라고
여러 번 부탁도 해 보았습니다. 더 이상 하소연할 곳도 없어요.

제발 부탁합니다. 우리 어머니 좀 도와주세요.”

어머니를 걱정하는 딸의 간절한 마음이 수화기를 통해 전해졌다.

나는 너무나 안타까운 할머니의 상황을 보건복지부로 전달하여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기준을 상세히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고, 구청 사회복지담당자에게도 민원을 전달했다.

“두 곳 모두, 남동생의 주민등록이 말소되지 않으면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합니다.

대신, 남동생 주소지 집주인이 남동생이 더 이상 그곳에 살지 않는다는 것과
어머니가 사시는 동네의 통장, 반장이 어머니가 얼마나 힘들게 사시는지
확인 서명을 한 인우보증서를 제출하면 관할 동 주민센터에서
남동생의 주민등록을 직권말소로 처리해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나와 상담을 한 다음 날, 내가 확인 전화를 드렸을 때 민원인은 희망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일주일 뒤 나는 다시 할머니가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잘 하셨는지 문의 전화를 드렸다.

“주민센터 담당자가 며칠 내로 말소 등록을 진행한대요.

그리고 사회복지 담당자가 어머니 댁으로 방문 조사를 나와서
우리가 얼마나 어렵게 사는지 확인한 뒤에 기초생활수급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고 하네요.
그런데 한 달 정도 걸릴 거래요.”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당장 수급비를 받는 것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한 달 동안 생계를 유지할 방법도 없는 할머니를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무거워 졌다. 나는 그 동안 한시 긴급생계비를 지원받으실 수 있도록 다시 주민센터로 요청하겠다고 약속을 드렸다.

“110번에서 여러 군데에 알아봐 줘서 기초생활수급비 신청도 했고,
이렇게 다른 지원도 소개해 준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110번에서 상담 받으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110번, 정말 고마운 곳입니다.”

조금이나마 할머니께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다. 부디 할머니께서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고, 앞으로 걱정 없이 어여쁜 손자들과 함께 하루하루 힘차게 지내시길 바라며 상담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