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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연

너무 힘들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 작성일 : 2010-09-02
  • 조회수 : 5611
  • 작성자 :관리자
 
너무 힘들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내가 너무 힘들게 사니까,
주위에서 110번으로 전화해 보라고 해서 전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입니다.”
 
애써 울음을 참는 음성으로 민원인은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건물 앞에서 노점을 하면서 어렵게 두 아이를 키워 왔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건물주가 바뀌면서 더 이상 노점을 할 수 없게 되었지요.
생계를 비관한 남편은 한 달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나도 남편을 따라가고 싶지만, 아이들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아이들을 키워야 하니까, 건물주에게 사정을 해 봤지만 안 된다고 합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민원인의 얘기를 들으면서 나 역시 울컥 울음을 터뜨릴 뻔 했다. 애써 감정을 추스리면서 나는 민원인에게 기초생활수급자나 한부모가정 지원정책을 안내해 드렸다. 그러다 문득, 출퇴근길에 보았던 예쁜 박스 건물의 노점상이 생각났다.
민원인이 허가를 받고 노점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서둘러 민원인이 거주하는 구청으로 확인 전화를 걸었다.
 
기존에 노점상이 영업을 하고 있을 경우, 건물주가 영업 중지를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노점 자체는 불법이지만, 생계를 목적으로 같은 자리에서 오랜 기간
노점 운영을 한 사람은 박스 건물을 지어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허가를 받을 필요는 없으며, 박스 비용은 대략 700만 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원인이 몇 백 만원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 확실하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까지도 확인하려 했지만 이 부분을 답변해 줄 담당자는 출장 중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확인한 내용을 민원인에게 전달했다.
 
이렇게까지 방법을 찾아 줘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제가 노점을 했던 곳은 박스를 설치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공간이었어요.
게다가 그 자리에 오피스텔 정문이 설치되어 더더군다나 박스를 설치할 수는 없을 거예요.”
 
민원인은 힘없이 대답했다. 나는 조금이라도 희망적인 얘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주민센터에서 기초생활수급자 상담을 받으셨냐고 여쭤보았더니, 이번에도 민원인은 긴 한숨을 쉬신다.
 
주민센터의 사회복지담당자와 얘길 해 봤는데,
친정 부모님의 재산이 기초생활대상자의 부양자 기준을 넘어선다고 해서
저는 수급자가 될 수 없답니다.”
 
노점상 영업도 힘들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기도 어렵다는 민원인의 얘기에 내 마음은 더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나는 민원인께 양해를 구한 뒤 서둘러 보건복지부로 연락했다.
보건복지부 담당자는 ‘친정어머니는 부양의무자인 건 맞지만, 어머니가 부동산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기초생활수급자 선정에서 탈락하는 건 아니다’ 라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민원인에게도 희망은 있다! 나는 곧바로 민원인의 주소지 관할 동 주민센터 담당자에게 연락했다. 담당자는 ‘친정 어머니의 부동산 소유 때문에 수급자 신청이 안 된다는 안내를 한 적이 없다’ 면서 ‘만약 민원인이 다시 상담을 요청하면 다시 상세한 안내를 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당장이라도 민원인이 주민센터를 방문하여 긍정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싶었지만, 계속 민원인과 통화가 되지 않았다. 다음 날이 되어서야 민원인과 어렵게 통화가 되었다.
 
아, 어제 전화하셨었군요… 남편 49재 날이라 전화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근데, 고민이 되네요…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려면 친정 어머니의 동의서가 필요한데,
연로하신 어머니께 제가 힘들게 살고 있다는 걸 알려드리기가 죄송해서요.”
 
나는 민원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린 자녀들을 생각하시라는 조언을 살짝 해 드렸다. 결국 민원인은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셨다. 부디 민원인의 삶에 한 줄기 희망이 빛이 비춰지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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