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콜 110 정부민원안내

학생이 졸업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110번을 이용하는 많은 민원인 대부분은 본인의 문제로 혹은 가족의 문제로 도움을 요청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이웃에 어렵게 사시는 분이 있어 걱정스러운 마음에 전화를 주시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만 아주 소수의 민원인이 해당될 뿐입니다. 이 소수의 민원인 중 한분으로 인해 저는 오랜만에 가슴 뭉클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스승님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된다는 그런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스승님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배움의 길을 갔었으나 지금은 어떠한가요? 학생들은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을뿐더러 무시하기까지 합니다. 선생님은 이런 학생들에게 두려움을 느끼며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진 것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졸업한지 오래된 저도 우리가 학교에 다니던 시기와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느끼게 만든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민원인께서는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를 하고 있으며, 지난 해에 담임을 맡았던 학생에 대한 걱정으로 110번에 전화를 하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 학생은 어머니와 언니 이렇게 셋이서 생활보호대상자로 어렵게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는 간경화로 투병 하고 계시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얼마 전 어머니께서 계단에서 구르는 사고가 발생하여 현재 거동을 하지 못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언니는 생활비를 벌어야 하므로 어머니를 보살필 수 없는 상황이라 담임을 맡았던 학생이 어머니의 간병을 위해 계속해서 결석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계단에서 구르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도 계속 편찮으시다 보니 학생이 여러 차례 결석을 하였다고 합니다.
이제 고3이라 2~3달이 지나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지금보다는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가 있게 될텐데 잦은 결석으로 인해 출석일수가 모자라 졸업을 못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안타까운 마음에 110번으로 도움을 요청하셨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제자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저에게도 전해져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이러한 마음을 가진 선생님의 가르침을 배운 학생이라면 앞으로도 바른 길로만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주위를 살펴보면 부족 한 것 없이 살고 있으면서도 투정을 부리는 아이들이 많은데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학생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워 상담도중 살짝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상담을 마친 뒤 해당 내용을 부산 남구청과 보건복지부로 데이터중계하였습니다. 선생님의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부산 남구청에서는 대연4동 주민센터 사회복지담당자가 가정 방문 후 복지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였고, 보건복지부에서는 가사간병서비스제도가 있으므로 관할 지자체로 연계하였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위의 내용만으로는 실제로 어떠한 도움을 받았는지 확인이 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 들어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으나 전화 연결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졸업시즌이 다가와 그 학생이 졸업을 무사히 하게 되는지 염려스러운 마음에 선생님께 다시 한 번 해피콜을 하였습니다. 어렵게 선생님과 전화 연결이 되었고 결과를 여쭈어 보자 선생님께서는 밝은 음성으로 110번 덕분에 학생이 무사히 졸업할 수 있게 되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하셨습니다. 우선 사회복지담당자가 학생의 집에 자주 방문을 하여 어머니를 돌봐드리기로 하여 학생은 마음 편히 학교를 다닐 수 있었고, 생활비 등 어려운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 계속적인 도움을 주기로 하여 학생의 얼굴도 예전보다 많이 밝아졌고, 기쁜 마음으로 졸업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선생님과 저는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며 전화를 끊을 수 있었습니다.

상담사로 근무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오늘처럼 보람을 느낀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보다 더 보람되고 즐거운 일이 많이 생기겠지요? 110번 정부민원안내콜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한다는 것에 대해 앞으로는 더욱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