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민원안내콜센터

자료마당

국민의 행복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

상담사연

우리아들이..

작성일 : 2009-08-13
조회수 : 4811
작성자 :관리자

우리아들이..

“저… 뉴스에서 얼핏 들어서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아들도 해당되는 것 같아서… “

목소리 만으로도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할머니께서 뉴스에서 들은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조심스럽게 이것 저것 여쭤보았습니다. 할머니께서 들은 내용은 ‘중증장애인 특별채용’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중증장애인 특별채용은 신문이나 공고문이 아니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할머니께서 이해하시기 쉽도록 되도록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알려드렸습니다.

“내 나이가 80인데…”

하지만 할머니는 영문 알파벳도 모르시는 분이었고,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법도 모르고 계셨습니다. 검색사이트에서 한글로 입력하셔도 해당 사이트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려 드렸지만, 할머니께서는 막막해 하셨습니다.

“내 대신 공고문을 확인해 줄 순 없을까? 우리 아들이 지원할 만한 곳이 있는지 알아봐 줬으면 고맙겠는데…”

저는 할머니를 대신해서 사이버국가고시센터 사이트로 들어가 채용 공고를 확인했습니다.

“이번엔 만 20세 이상의 중증장애인이면서 학위와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하고,

관련 분야에서 3년 이상 연구 또는 근무를 하신 경력자라면 응시를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께서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아들이 50세이고, 3급 장애인이에요. 경력도 없고 배운 것도 없지요.

친구랑 사업을 하다가 망해서 소송까지 했지만, 패소했고, 지금 항소 중이에요. 혹시 이런 것들이 전과 기록으로 남는 건 아닌지…”

할머니의 아드님에 대한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저는 당황스러웠습니다. 아드님은 이번 지원 대상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얼마나 다급하고 간절하면 저에게 깊은 속사정까지 말씀하실까…’ 생각하니, 아드님을 걱정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할머니의 마음에 공감을 하며 지원 방법을 차례차례 알려 드렸습니다.

“아드님께서 채용공고문을 확인하신 후 지원을 결정하셔야 합니다.

응시원서는 접수 기간 안에 아드님이 인터넷으로만 접수할 수 있으니, 아드님께 꼭 사이버국가고시센터를 알려 주세요.”

“우리 집에는 컴퓨터도 없는데…”

저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장소를 할머니께 알려 드리고, 다른 여러 가지 방법들을 자세하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이후에도 이런저런 궁금한 사항을 상담 받으신 할머니는 ‘건강하세요’ 라는 안부 인사까지 하시며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제 마음이 찡해 졌습니다.

함께 늙어간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나이가 든 아들이지만, 자식을 향한 모정은 끝이 없는 것 같아, 상담을 마치고도 제 마음 한 켠이 아려옴을 느꼈습니다. 모든 어머니의 마음이 할머니의 마음과 똑같을 것입니다.

얼마 전 인상 깊게 본 영화 ‘마더’가 생각나는 오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