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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연
기쁨은 나누면 두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
- 작성일 : 2009-08-13
- 조회수 : 6166
- 작성자 :관리자
기쁨은 나누면 두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배꼽 시계......
유난히 뱃속에서는 더 큰소리로 점심시간이 다가옴을 알려주던 어느 날,
1분만 지나면 점심시간인데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다.
나는 ‘기분 좋게 마무리 해야지’하며 수화기를 들었다.
“점심시간인데 상담해도 될까? 점심 아직 못 먹었지?. 미안해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개인병원 응급차량 기사였던 민원인은 10년 동안 성실히 운전하며
가족들과 평범하지만 행복하게 살아오셨던 분이었다.
가족들과 평범하지만 행복하게 살아오셨던 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천직으로 생각하며 10년 동안 다니던 병원에서 ‘이제 그만 나와도 좋다’는 말을 들은 민원인은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되어 눈앞이 캄캄해 졌다고 한다.
정신을 차려 생각해 보니, 10년 동안 일한 직장이니
퇴직금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고, 받지 못한 임금도 있었다.
그런데…..
“병원 사정이 안 좋으니 밀린 임금은 나중에 지급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정규 직원이 아니라 세금 계산도 안 하고 현급으로 월급을 지급했으니
퇴직금은 줄 수 없습니다.”
맑은 하늘에 날벼락 같은 답변이었습니다.
“아가씨…… 답답해 죽겠어. 내가 뭘 알아야지. 3개월이나 임금을 못 받았다구……
그리고, 월급날 현금으로 봉투에 담긴 월급을 받긴 했지만,
세금 계산 안 하고 4대 보험 가입 안 하면 퇴직금을 못 받는 거야?”
“당연히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근무를 하고도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합니다.
또, 5인 이상 근로자가 근무하는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했다면,
세금 계산이나 4대 보험 가입 여부와는 관계 없이 체불 임금과 동일하게 진정서 작성이 가능합니다.”
“아~~그래요? 그럼 받을 수도 있는 거네요. 110으로 전화하길 잘했네.
우리 같은 사람은 잘 몰라서도 못하고 지나 갈수도 있었는데……
그럼 받을 수 있게 좀 도와줘요...“
희망이 생긴 민원인은 이런저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덧붙였다.
누구라도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었던 그분의 답답한 심정과 슬픔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가슴 한 편이 막막해지면서 ‘꼭 체불 임금을 받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나는 10년 간의 퇴직금과 체불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진정서를 작성해 드렸다.
진정서 작성을 마치자, 민원인은 ‘점심 시간을 빼앗아 미안하다’ ‘도와줘서 고맙다’
‘잘 되면 나중에 꼭 점심을 사겠다’ 하시며 전화를 끊으셨다.
비록, 점심시간 30분을 상담하는데 할애했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에 기분 좋게 늦은 점심을 먹었다.
얼마 후, 진정서 접수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한 나는 민원인에게 전화를 드렸다.
“체불된 임금은 전액 받았고, 퇴직금은 금액이 부담된다며 분할로 주겠대요.
정말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꼭 밥 한 번 살게요.”
정말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꼭 밥 한 번 살게요.”
세어보진 않았지만 민원인은 고맙다는 말씀을 전화를 끊으실 때까지 스무 번은 넘게 하신 듯하다.
이렇게 기쁠 수가~!! 나 역시 내 일마냥 기뻤다.
“밥은 안 사주셔도 괜찮구요.
저도 민원인께 도움이 될 수 있어서 하루 종일 감동의 배가 불렀답니다.”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많다.
어떤 지원 정책이 있고, 어디에 물어봐야 할 지 모르기 때문에
당연히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놓치는 분들도 많다.
임금체불, 취업사기, 보이스피싱 등 생계침해형 8대 부조리에 대한 상담을 하면서
사연도 많고 힘겨운 삶을 살아 가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분들 모두에게 도움을 드릴 순 없겠지만, 내 작은 도움이 한 가닥 희망이 되어
조금이라도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보람있는 일이 아닐까?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는 오늘도 열심히 상담 업무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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