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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모가정의 눈물

  • 작성일 : 2009-08-26
  • 조회수 : 4958
  • 작성자 :관리자

한 부모가정의 눈물

 

 

오늘은 어떤 내용의 민원인께서 전화를 주실까??

그날도 110번 햇병아리인 저는 긴장감을 가득 안은 채 업무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조금은 떨리는 듯 조금은 흥분을 하신 듯했지만, 차분하게 말씀하시려고 노력하시는 목소리로 민원인께서는 한 부모 가정을 신청했는데 조사가 나왔다고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부모님들하고 10년 가까이 연락을 안 하고 살았는데..

부모님에게까지 조사가 들어가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왜 망했는지.. 까지 물어보는 겁니까?? 급식비나 의료비지원 정도를 해준다고 학교에서 한 부모가정을 신청을 해보라고 말해주어 주민 센터로 신청하게 되었는데 대단한 거 해 주는 것도 아니면서 나와서 이상한 것만 물어보고.. 혼자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연락도 안하고 살던 부모님에게 연락한다고 하는것이 타당성이 있는 법인지.. 요즘 매일 인권, 인권 하면서 개인 사생활은 하나도 생각안하고 서민들에게 생색내고 약 올리려고 만든 거 아닙니까?? 한 부모가정 지원이면 한 부모가 맞으면 그에 맞게 해줄 수 있으면 해주고, 아니면 말지.. 이런 법은 도데체 누가 만든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사람 창피하게 만드는 법이네..“

어느새 차분하게 말씀하시려 노력하셨던 민원인의 음성은 높아졌고, 화가 난 음성 사이로 흥분과 떨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정시켜 드린 후, 어떠한 상황인지 탐색하려 했으나 흥분하신 채 자존심이 상하신 민원인에게 상황을 탐색하기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한 부모가정이 많은 요즘이지만 어머님이 아닌, 아버님의 전화는 흔치 않았기에 걱정스러우면서도 그만큼 더 조심스럽게 느껴졌기에 일단은 보건복지가족부를 통해 한 부모가정 지원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으시고 상담 받을 수 있도록 보건복지가족부로 전화연결 도움 드렸습니다.

며칠 후 어떠한 상황인지, 어떻게 도움을 받게 되셨는지 걱정이 되어 확인하고자 민원인께 연락을 드렸을 때 민원인의 상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중국교포였던 배우자분의 외도로 결혼생활 4년만에 파경에 이르게 되었고 배우자분은 아들을 데리고 중국으로 떠났지만 1년 반 만에 아이를 중국에 맡겨둔 채 한국으로 들어왔고 그 사실을 알게된 민원인이 찾아갔을 때 아이는 엉망으로 자라고 있어 한달 전 한국으로 데리고 오게 되었답니다.

어릴 적 아버지의 재혼으로 6명의 형제들이 생겼지만 의붓 어머니의 자식들과 함께 생활이 어려워 어린나이에 부모님과 연락을 끊고 독립생활을 시작하셨던 민원인은 남들보다 조금은 어려운 상황이였지만 그만큼 혼자 열심히 살아가려 노력하셨는데 이제와서 이런 사실들을 부모님께 알려야 하고 40~50만원 지원이 되는것도 아닌데 자존심 다치고 창피 당하면서까지 부모님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으셨다는 민원인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셨습니다.

민원인은 인천 연안부두 부근에서 일용직처럼 다른 분들의 일을 도와주며 생계를 유지하고 계셨고, 아이는 학교가 끝나면 부둣가에 민원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언젠가 인천 연안부두를 다녀왔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어수선하고 정신없고 어린아이라면 다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더욱이 아이가 걱정이 되어 연안동 주민센터 사회복지사와 통화를 시도하였지만 연안동 지역이 항구 부근이여서 부두나 공단이 많다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사회복지시설이 많이 부족한 상황으로 시설 이용은 교통편을 이용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듣자 제 마음은 더욱이 무겁고 아프기만 했습니다.

혹시나 기초생활수급자는 어려울지 조심스레 여쭈었지만, “조건부수급자”를 추천 드렸으나 구청에서 근무를 할 경우 자유롭지 않아 아이를 돌보기가 어려워 힘들겠다고 한 부모가정을 신청 원하셨답니다.

어쩌면 민원인은 어린 시절 외로움을 경험 하였기에 혼자 있을 아이를 먼저 생각했던 것일까요? 어떤 상황에서도 아들을 먼저 생각하는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혼으로 인해 고아원으로 버려지는 아이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어쩌면 버려져야만 했던.. 자식을 버려야만 했던 상황들이 도움의 손길이 부족해서는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생계를 유지하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따뜻한 손길이 있는 시설들이 지역별로 지원이 된다면 홀로 세상을 살아가야하는 고아들을 줄이고 한 가정이 파경에 이르는 일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민원인께서는 한 부모가정 조사 후 심사 중 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혹시라도 개선이 될 수 있을까 싶어 제도개선부서로 내용도 전해드렸습니다.

110번의 상담사로서 민원인보다도 어린나이에 외로움과 힘겨움을 느낄 아이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고, 아무것도 도와드린 것 없는데도 감사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건네주신 민원인께 죄스러웠습니다.

혹시라도 심사과정에서 탈락되지 않을까 걱정되어, 몇 차례 민원인과 구청으로 확인해 보니 배우자였던 분이 외국인으로 심사 과정이 오래 걸렸고 그렇게 가슴을 졸이며 2주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구청에서 자녀분은 차상위 의료비 감면 해택까지 받을 수 있게 되었고 다음 주 확정 통지서를 받으실 거라는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기뻐하실 민원인께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자 고맙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시던 민원인.

비록 내가 민원인께 도움을 드린 부분은 없지만 내가 지원을 받게 된 것처럼 기쁜 마음들을 뭐라 표현해야 할까요?

앞으로 110번의 상담사로서 민원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내 일처럼 마음만큼은 따뜻한 상담사가 되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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