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콜 110 정부민원안내

국민들에게는 어려운 부처 업무

“중앙 선거관리위원회인데요.

클린카드 관할부서가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국가 예산을 유흥주점 등에서 결제할 수 없도록 사용을 제한한 카드인데,

사용 가능한 업종과 불가능한 업종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예전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에서 낸 보도자료를 본 적이 있어서 기획재정부로 확인했더니 ‘국가청렴위원회’로 확인하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정부대표전화 110콜센터 상담사인 저 역시 클린카드는 생소한 내용이었기에, 정확한 정보를 찾아야 했습니다.

먼저 기획재정부에 확인했더니 금융 관련 부처로 문의하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부처 이곳 저곳을 확인하다 한국행정연구원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찾아 내었고, 발주처인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로 문의를 했습니다. 그곳에서도 클린카드에 대한 내용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가기관 클린카드는 재정정책과로, 자치단체 클린카드는 회계공기업과로 문의하는 게 맞을 것 같다는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행정안전부 재정정책과로 연결이 되었지만, 그곳 담당자는 기획재정부로 확인하라고 답변해 주었습니다.

저는 다시 기획재정부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행정안전부에서 기획재정부로 문의하라고 안내받았다고 하자, 여전히 기획재정부 소관이 아니라면서 국가청렴위원회 업무였다는 것만 전달해 주었습니다.

정부부처의 전화 연결이 어렵고, 연결이 되더라도 다른 곳으로 문의하라는 담당자의 답변과 전화 돌림 때문에 화가 난다고 110번으로 항의하는 민원인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러다간 계속 전화만 하다 끝날 것 같았습니다. 저는 마음을 다잡은 뒤, 국가청렴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 고충처리위원회가 통합하여 탄생한 국민권익위원회로 문의를 했습니다.

“클린카드는 2007년에 제도개선이 되었고,

2008년에 기획재정부 예산기준과 ‘정부예산집행지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기획재정부 소관이라고 하는데 정작 기획재정부는 아니라고만 했던 것이 조금은 화도 나고 민망한 상황이었지만, 민원인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는 것이 제 업무이기에, 저는 다시 기획재정부로 전화를 드렸습니다.

결국 예산기준과 담당자를 통해 ‘기획재정부 홈페이지>정책>예산,국고>집행지침 검색’에서 ‘2009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 계획 집행지침’ 첨부 파일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히 제가 기획재정부 홈페이지를 검색했을 때에도 보이지 않던 파일이었는데, 이제서야 보이다니요!!!

저 역시 황당한 경험이었지만, 여기저기 전화하고 재확인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에 서둘러 민원인에게 전화를 해 확인 경로를 알려 드렸습니다.

그동안 민원인들이 토로했던 답답함과 불편함을 내가 겪고 보니, 110번 상담사로서의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민원인의 번거로움을 대신한 것이 뿌듯하기도 했지만, 수많은 민원인들에게 조금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해답을 주신 기획재정부 담당자분께 고맙다는 인사도 드리고 싶습니다.

정부대표전화 110번을 이용하는 민원인들이 작은 불편이라도 겪지 않도록 110번 상담사로서 더 많은 업무 지식을 쌓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